무화과 알게 모르게 몸에서 냄새가 난다고 누군가 넌지시 일러준다. 그런 생각 문득문득 떠올릴 때마다 목 언저리와 겨드랑이 춤을 끌어 올려 코에 갖다대는 일이 습관처럼 돼버렸다. 습기에 젖은 벽돌담 길을 걸었다 죽을 때 누워서 죽지 못하는 무화과 잎새는 담벼락에 기댄 채 힘겹게 손을 흔들어보지만 .. 도시유목(都市遊牧) 2010.08.03
Andrea Posada Escobar 스물 세 살 콜롬비아 처녀가 처녀의 땅 인천에서 마지막 프로그램인 전시회를 앞 두고 자신의 작품 앞에서 잠시 호흡을 고르고 있다 점심 무렵, 안드레아가 미국으로 떠나기에 앞서 줄 게 있다고 찾아왔다 제법 당당해졌다 Nick이 먼저 뉴질랜드로 떠났고 Cecile마저 어제 떠나 홀로 있었을 작가들 쪽방.. 도시유목(都市遊牧) 2009.09.22
사람 사람 사람들 닉과 려은 Nick Spratt과 RyuEun 닉은 뉴질랜드 려은은 광주 사람 노동의 힘 삶의 힘 글 맛이 넘치는 최종천 시인의 웃음 이시와타 노부오 石渡 延男 선생님 일본 동양대학에서 강의도 하시고 한일교육실천연구회 고문이기도 한 이시와타 선생님의 너끈한 미소 20년 넘게 일본 군국주의를 비판 한일교육문.. 도시유목(都市遊牧) 2009.09.18
그림자 놀이 2 어느 순간 겨우 지탱하고 있다는 걸 깨닫는다 사랑한다 좋아한다 맛있다 잘 있다 잘 가라 즐거웠다 그리고 이 순간을 기억할 것이라고 간신히 기록해 둔다 도시유목(都市遊牧) 2009.09.05
방물장수 박물 하나 가득 실은 손수레가 후미진 구도심 만석동 굴다리 아래를 기우뚱 지나간다 더위에 지친 거리를 한 차례 훑고 지나간 낙우가 갓길에서 용이 되지 못한 한을 풀고 있을 무렵 기우뚱 방물장수가 박물 하나 가득 싣고 쭈꾸미 골목을 향하고 있다 바늘쌈지 양은그릇 동동구리무는 아니어도 예나 .. 도시유목(都市遊牧) 2009.09.02
자동차 두 대 풍경 누구? 큰일 날 소리 정체를 밝히지 않는 조건으로 사진을 박았다 리 쌤 제발, Please~! 여전했다 8년 전 영근 형이랑 나, 그리고 이 사진 속 차주 셋이서 모 청소년 백일장 심사를 보고 저녁을 먹으로 가는 중에 우리 둘은 아연실색을 하고 말았다 도무지 탈 자리가 없던 거다 그 때 그 상황처럼 다시 보니 .. 도시유목(都市遊牧) 2009.07.12
십자가에 못 박힌 술 집에서 돌부처 되기 중광 스님의 꽃 거시기 박충의의 소 또는 목마른 대지 그 한 가운데 못 박힌 채 자궁 밖으로 어둠을 흘리고 있는 사람의 절반을 보았다 문득, 브라질 인권센타 정면에 보이는 인디오 예수의 십자가 상이 떠오른다 아니, 비단길을 거쳐 발해국 인근 바윗돌에 십자가를 새겨 넣었.. 도시유목(都市遊牧) 2009.03.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