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진개 떡방 6 2층 다용도 실 본격적인 철거를 시작했다 아마 6월 15일 쯤 77년 묵은 집. 그나마 정비해서 살아온 증거랍시고 타일 조각 한 바닥이 견고하게 장식돼 있다 천정을 뜯어내니 온통 묵은 먼지와 기생하며 살아온 불쾌한 친구들의 배설물 하긴 목조 건물을 좋아하지 않을 놈들이 있겠냐 마는 어.. 숨어 있는 집 2013.09.06
터진개 떡방 5 몸이 영혼을 담는 그릇이라면 집은 삶을 담아내는 우주라는 표현이 적당할 것 같다 우주의 한자 말도 그래서 집(宇宙)이라 하지 않았는가 그러나 이번 리모델링에는 한 가지 덧붙여서 앎이란 단어가 추가가 된다 참 많은 것을 새롭게 알았다는 걸 교훈으로 얻었다면 큰 위안이 될 것 같다.. 숨어 있는 집 2013.09.03
터진개 떡방 4 방앗간 리모델링 하는 데에는 각별한 의미가 있었다 우선, 수 십년 간 사용해 왔던 공간의 전면보수를 은근히 꾀했고 1936년 11월 1일 자로 건축된 공간의 이미지를 최대한 살려 볼 생각이었다 2층과 3층은 이미 아들의 도움을 받으며 6월 15일부터 7월 25일까지 수리를 시작했던 차 1층 방앗.. 숨어 있는 집 2013.08.29
터진개떡방 3 50년 넘게 감춰져 있던 속내가 극명하게 드러났다 더 이상 감출 것도 가릴 것도 없는 떡방이 홀랑 까발려지는 순간이었다 나름대로 청결이란 방식을 채택해 떡을 만들어 댔던 공간 치고는 어둡다. 지저분하다. 뭐, 이런 게 확, 다 드러났다 철거팀이 들어와 바닥을 깨고 엔간하게 벽과 천.. 숨어 있는 집 2013.08.25
터진개 떡방 2 기계 철거하러 온 날 속내는 믿기지 않았다. 설마 내가 이런 일을 저지를 거란 생각이 안 든 건 아니지만 드디어 현실이 되고 말았다. 인승입 사장하고는 40년 넘게 거래를 해왔던 터라 커피를 마시며 잠시의 숙의 끝에 모조리 철거해 가기로 했지만 마음 속 여운을 떨치는 데에 약간의 서.. 숨어 있는 집 2013.08.23
터진개 떡방 1 2013년 7월 31일 아버지와 둘째 형 그리고 내가 사용했던 떡방의 마지막 모습이다. 작은 규모지만 여섯 명의 형제와 그 자손들이 굶주리지 않고 허리 굽혀 남에게 손 내밀어 본 적 없이 경제적으로 당당하게 살 수 있도록 허락된 우리 가족의 배냇공간. 어떤 기계는 40년을 훌쩍 넘어선 것도 .. 숨어 있는 집 2013.08.21
우리 시대 최후의 솜틀집 화평동 굴다리 웃터 길로 조금 더 오르면 운교(雲橋), 구름다리로 불리는 '화평운교'가 나온다 불편함은 곧 편리를 생산하지 않고는 못배기는 우리의 삶처럼 우리 시대 근대사의 괴물이었던 인경철도(1899~)가 화도동과 평동 일대 그리고 송월동을 가로지르며 통행을 불편하게 하자 그 언덕배기에 다리.. 숨어 있는 집 2009.07.06
월아천月牙泉에서 월아천月牙泉에서 나의 위장을 채우는 것은 명사산 모래바람이다 가도가도 끝이 없을 것 같은 도시, 그 심장을 향해 모래바람은 그렇게 서글피 울어댔던가 사람보더 더 좋은 안식이 없다는 것을 신포동에서 깨닫는다 그러나 여기도 길은 보이지 않는다 길이 있어도 허리 굽은 낙타의 발자국조차도 모.. 숨어 있는 집 2009.01.18
제임스 존스톤 별장 2 우리나라 전체가 개발이란 화두를 놓고 머리 질끈 동여맨 채 씨름을 하고 있다. 개발이라는 언어적 의미만을 두고 봤을 때는 누구나 공감하는 단어라는 것을 모르는 이가 없다. 사람도 아프면 치료를 받고자 하는 욕구가 생겨난다 불편하기 때문이다. 고통스럽기 때문이다 그래서 생겨난 것이 예방의.. 숨어 있는 집 2007.12.03
인천여고 100주년 (일부 사진) 인천에 근대식 교육 제도가 도입된 것은 1890년을 넘어서부터였다 제도라고 해서 거창한 형식을 갖춘 것은 아니지만 수적으로 상상 이하의 학생과 선생님으로 구성된 영화 학교가 인천에서는 최초의 근대식 교육(서양식)을 실시하게 된 것을 그 효시로 삼고 있다. 하기사 일본인들이 강화도 조약 이후.. 숨어 있는 집 2007.1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