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의 대화

기나긴 침묵 그러나

濟 雲 堂 2003. 7. 24. 16:55


글을 쓴다는 것.글의 형식이 무엇이든지 간에, 내 마음을 문자화한다는 것은매우 곤혹스런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생각은 급류처럼 때로는 바람처럼일정한 목적지를 향해 흐르게 되지만생각의 속도에 늘 상 뒤쳐져서 거북이걸음만 고집하는 문자가그 생각을 뛰어 넘기란,그야말로 하늘의 별 따기일 성싶습니다.밤의 대화는 내 마음이자 나의 생각들을 정형화 해놓은일련의 흔적들입니다. 그러나 흔적일 따름입니다.마음속의 생각을 끄집어냈다 싶으면 어느새마음의 형체는 사라져버리고 퇴물 같은 아니,더 이상 쓸 수 없는 고물인 글자만 남게 됩니다.그 고물을 읽어 내리는 타자들은 어떻겠어요?.내 생각은 이럽네!나의 문학과 삶은 이럽네!내가 추구하려는 세계관은 저럽네!라고 말문은 트고야 말았지만현실을 뛰어넘지 못하는 화석 같은 언어만이타자의 고착된 시선을 자극할 뿐,도무지 시공의 편차를 동시적으로 해결해주지 않는다는 거죠.이미 세상 밖으로 나온 나의 시집과 소위 작품이라고 하는 것들은심상이라는 거대한 조류의 흐름에서 기껏 해변 밖으로 떠밀려 나와작은 박물관을 차려놓고는 관람료를 챙기는 청원경찰처럼근엄함과 우쭐함이라는 자기기만의 외투를 걸치고 있을 따름이었던 거죠.박물관은 무덤입니다.보기 좋게 잘 꾸며진 무덤 말입니다.다시 말해서 주검의 현재 진행형이자,온통 과거 일색의 향수 찾기가 바로 무덤입니다.심상의 속도는 빛의 빠르기를 능가하고우주를 관통할 만치 엄청난 파괴력을 가지고 있습니다.그러나 우리의 현실은 성문화된 장정이요 계약서이고 늘,새것임을 요구받는 원고지에 불과합니다.그러므로 과거는 영원한 추억으로 남는다는 자기 합리적인 발상 때문에현실은 문학적 딜레마에 빠질 수밖에 없다는 결론을 얻은 셈이죠.오죽하면 문학작품은 작가의 손을 떠난 자식이라고 하쟎습니까?어떻게 굴러가든 무얼 먹고 살아가든지 간에알아서 평가받고 적당히 알아서 자라나기를 바라는무책임한 아버지 같은 거 말이죠.행여 그 것이 사생아든 독생자든지 간에 말입니다.저 또한 밤의 대화를 쓰면서 자가당착적인 딜레마에 빠져서,형식주의에 빠져서 오랜 동안을 글 쓰지 못했었던 겁니다.결론은 잘 쓰고 싶다는 얘기고요.기왕이면 메말라 가는 인간의 심연을 축축하게 적셔보겠다는 것이죠.오래 동안 참고 인내해 주신 회원님들께 넋두리를비로소 쏟아 붓게 되었습니다.부디 애정 어리게 봐주시고회원 님 모두의 건강과 삶이 한 곳으로 모아졌으면 좋겠다는 말을 남기며,몇 자 적어 보았습니다.보고 싶군요. 모두...
밤의 대화 :: 이종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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