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의 대화

어떤 하루

濟 雲 堂 2002. 8. 31. 16:49
소독차 뒤꽁무니를 아이들처럼 따라갔다아이들의 비명이 순식간에 스쳐지나가고헛발질이 조심스러운 두려움은짙은 소독약에 용해되고 말았다문득,우리가 사는 세상도즐거운 두려움으로 가득 찼으면 좋겠다는생각을 해 본다. 안개 같은,비록 불투명한 앞길일지라도 말이지소독차 뒤꽁무니를아이들처럼 따라가 보니, 어느 새자유공원까지 올라가고 말았다'새우리' 옆에 새로 지어진 정자에서는새 울음소리를 자주 듣지 못하겠지만성하의 더위를 쓰다듬던 나뭇가지 사이에선이미 산비둘기가 둥지를 틀고 있었다살아온 세월도 아득했을 노인들이자리를 털고 일어나자어깨를 마주한 가시버시 한 쌍이이내 자리를 채우고 있었다한 때,즐거운 두려움이었을 유년의소독차는 어디로 갔는지오늘도 어둠은 드리워졌고거리는 불을 밝히고 있었다
밤의 대화 :: 이종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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