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당무계한 사건이었다
당황스럽다 못해 믿을 수 없는
게다가 대책조차 세울 수 없는 사건이
느닷없이 발생하고 말았다
지금까지
떡방이 생겨난 이래
추석 전날 이렇게까지 비가 온 적이 없었다
도로가 잠기고 차들이 떠다니고
사람들이 시장 속으로 발걸음조차 넘어서지 못할
폭우는 난생 처음이었다
울상이 돼 12시 넘어서까지 좌판을 붙잡고
귀가하지 못하는 생선집부터
슈퍼, 분식집, 야채가게 등은 아예 망연자실해 있었다
속수무책이었다
팔십 평생 이런 날 처음이라며
간난이 할매는 두툼한 입술을 너풀거리듯 하소연을 늘어 놓았다
고삐리였던 제자들은 여지없이 일을 도우러 왔고
삼십대 중반을 넘긴 후덕한 모습으로 변해 있었지만
처음 그대로의 모습을 늘 간직하고 있었다
술집으로 보내고 난 이후
나 역시 다른 어른들처럼 12시를 향해
명절 준비의 끝 터럭을 아쉬워 하고 있을 무렵
하늘을 보니
먹장 구름 자락 그 끝에 매달린
별 두개가 슬픈 짐승의 눈처럼 밝게 빛나고 있었다
금성만큼 밝게 보이는 목성과 달이라 부르는
지구의 서얼 별이
전화기 속에 가만히 와 박히고 만다
이런 일도 처음이라는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