舌 .썰. 說

이런 일 처음

濟 雲 堂 2010. 9. 24. 01:22

 

황당무계한 사건이었다

당황스럽다 못해 믿을 수 없는

게다가 대책조차 세울 수 없는 사건이

느닷없이 발생하고 말았다

 

지금까지

떡방이 생겨난 이래

추석 전날 이렇게까지 비가 온 적이 없었다

도로가 잠기고 차들이 떠다니고

사람들이 시장 속으로 발걸음조차 넘어서지 못할

폭우는 난생 처음이었다

 

울상이 돼 12시 넘어서까지 좌판을 붙잡고

귀가하지 못하는 생선집부터

슈퍼, 분식집, 야채가게 등은 아예 망연자실해 있었다

속수무책이었다

팔십 평생 이런 날 처음이라며

간난이 할매는 두툼한 입술을 너풀거리듯 하소연을 늘어 놓았다

 

고삐리였던 제자들은 여지없이 일을 도우러 왔고

삼십대 중반을 넘긴 후덕한 모습으로 변해 있었지만

처음 그대로의 모습을 늘 간직하고 있었다

술집으로 보내고 난 이후

나 역시 다른 어른들처럼 12시를 향해

명절 준비의 끝 터럭을 아쉬워 하고 있을 무렵

하늘을 보니

먹장 구름 자락 그 끝에 매달린

별 두개가 슬픈 짐승의 눈처럼 밝게 빛나고 있었다

 

금성만큼 밝게 보이는 목성과 달이라 부르는

지구의 서얼 별이

전화기 속에 가만히 와 박히고 만다

이런 일도 처음이라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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