舌 .썰. 說

중국 기예단 소녀의 아침

濟 雲 堂 2010. 12. 1. 23:23

 젓가락질 하는 법 제대로 배워두면

숟가락을 놓을 때까지

평생 동안 도구 걱정 없이

먹고 살 수 있다고

어린 벗들에게 알려주었다

 

이렇게 얘기하고 난 후에

무언가를 주입하려 했었고

그들의 입을 통해 무언가가 소화가 되던지 그렇지 않던 간에

무언가를 넣어주면 다 되겠지

내 소임을 다 했다고 믿었다

그 것이 무엇인지조차 모르면서

 

믿음은 거기까지이다

설익은 것인지 완숙한 것인지

분별력이 사라져버린 순간

믿음의 구조가 완전히 붕괴될 수 있다는

믿음이 생겨버렸다

 

신발 십여 쪽이 어지럽게 놓여진

현관문

앳되 보이는 여자 아이가 나왔다

눈꼽을 떨며 도구 몇 개를 양 손에 들고는

의자에 앉아버린다. 습관처럼

뭔가를 입에 물고는 길다란 막대기 끝에

무언가를 올려 놓는다

 

인간이 서서 산다는 것이

얼마나 위태로운 짓이라는 걸

소녀가 몸소 보여주고 있다

이빨에 물린 막대기 끝에는

처절하리만치 균형의 무게 중심을 잃어서는 안 될

그릇이 떨고 있던 거였다

 

흔들릴 거면

쓰러지지 않게 완전히 흔들려버릴 것

멈추면 깨어져 다신 쓴 수 없는

비장함이 감도는 아침의 곡예가

누군가의 웃음과 감동이 된다는 것이

비할 데 없는 슬픔이란 걸

알아차린 걸까

 

인기척이 들리자

이런 모습

흔들리는 모습 보여주지 않으리라

단념하듯 멈춰버리는 중국 기예단 소녀의 손에

깨어지지 않은 그릇이 쥐어져 있었다

 

입에 물지 않아도 될

저 팽팽한 균형의 본질은

그저 밥 그릇일 따름이라는 듯

돌리는 일을 멈추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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