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로 쓴 仁川(남의 살)

강태열 시인 -천상병-

濟 雲 堂 2008. 1. 9. 15:39

 

강태열 시인

   천상병

 

 

강태열 시인처럼

내게 고맙게 해준 시인도 드물다

 

 

우리 내외가

처음 2,3년은

돈 때문에 무척 고생이 많았다.

 

 

그런데

그런 고생중에

난데없이 강태열 시인이

 

 

돈 삼백만 원을 빌려주면서

천상병에게 술을 끊이지 말라고

아내에게 당부했다는 것이다

 

 

현명한 아내는

그 돈으로 인사동 가까운 관훈동에

<귀천>이라는 카페를 내어

이제는 부유하게 살게 되었다.

 

 

그 삼백만 원은 이제 갚았지만

그 뜻이 얼마나 고마운가!

나는 늘 강태열 시인의 그 고마움을

한시도 잊은 적이 없다.

 

 

 

 

백두산

 -우주영가 1

    강태열

 

 

안나푸르나가 하늘에서

도둑질합니다

안나푸르나처럼 시인이

우주에서 도둑질합니다

시인만이 무한대에서

무한대한 비밀을

도둑질합니다

 

 

안나푸르나를 쌓아 올린 도둑님

지구를 빚은 도둑님은

시인이십니다 시인이십니다

 

 

지구의 안나푸르나

無에서 훔친 정신과

空에서 훔친 마음도

有에서 훔친 형상까지

그 안에 감추었습니다

백두산만큼, 수미산만큼

우주같은 빈 손이십니다

시인은

 

<전문>

 

이렇게 찍으니,

아냐, 아냐 그 게 아냐!

다시 찍어 봐! 하신다

 

요렇게 찍으니,

좀 낫군

그런데 다시 한 번 찍어 봐! 하신다

 

핸드폰에 장착된

랜즈를 더 가까이 디밀어

코 앞까지 다가가 찍어드리니

좋아! 하신다

 

노인네가 무척이나 까탈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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