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로 쓴 仁川(남의 살)

인천항 -최병구-

濟 雲 堂 2007. 8. 8. 01:26

내 마음 얼어 있듯이

내 고장 항구는 불경기

 

 

허리 동긴 삼인선상(三人線上)의 포구들과

황해 건너 상해에서 오는 검은 배들도

 

 

왜(倭)가 판가름하기 이전

내 고장 인천에는 미국과 그때 노국(露國) 영국(英國)

청국 불국의 영사관이 월미도와

해안포대 감시하에 있고,

 

 

독일 대상(大商)과 미국의 거상들이

배다리 포구까지 물건을 흥정하려

괭이부리에서 어정거리고

 

 

언제나 흥성거린 황금시대

터진개 선술집과 용동권번이

사랑방이었다는 고로(古老)들의 말씀들,

 

 

지금은 내외항에 군단(軍團)휘황한 불빛

게다짝과 마늘냄새의 청관(淸館)과 본정통(本町通)도

이제는 고층 건물들이 자리한다.

 

 

그런데 내 가슴은 매웁게 얼어서

봄 여름 가을 가도 그 사계(四季)에 절기마다 더욱

차가워만 가느냐.

 

 

 

 

          <경기 예총. 1967> 전문

 

 

 

'詩로 쓴 仁川(남의 살)'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을 저녁  (0) 2007.10.25
갈매기도 사라졌는데 -최성연-  (0) 2007.10.07
시를 쓴다는 것이 이미 부질없고나 -김광균-  (0) 2007.06.13
인천항 -박팔양-  (0) 2007.05.04
밤 -김소월-  (0) 2007.05.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