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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림은 松林이었고
활터고개였으며 또한 부처산이었다.
사람의 이름과 지명은 꼴값을 하기 마련이다
생김새와 느낌에 따라서 불려지는 게
모두 제각각이다
사람의 살림 또한 그렇기 마련이다
살림의 바탕을 이루고 있는 내면의 세계에 따라서
믿음도 신앙의 행태도 변하는 것은 당연하다
무엇을 지향하건 간에
살림의 총체적 이름은 삶이다
송림이란 특성에 따라 짐짓 이름 지어진 마을이
헐리고 깎이고 파내어 간다는 소식을 듣는다
쬐그만 했을 아이가 놀다가 까맣게 잊었는지
동네 길 어귀에 내버려진 씽씽카가 푸르게 놓여 있었다
다음 세상에서는
아니, 이사갈 곳에서 평안과 복됨이 깃들기를 바라는 맘은
그 동안 살아왔던 집에 대해 고마움을 남겼고
액운과 나쁜 일들의 조짐은
이미 가시나무 가지로 액땜을 풀었었다
그렇게 믿고 떠나는 사람들의 또 다른 이름은 이.주.민이다
헤어짐과 별리 그리고 떠남은 모두 새로운 만남으로 기약돼 있고
인연이고 운명이었을 것이다
마치, 노아는 언제 배를 탔을까요?라고 묻는 일이 생긴다면
비가 올 때 탔을 것이라고 말하는 것처럼
송림 마을 사람들은 집을 부수니 떠났다는 말을 자연스레 할 것이다
절망과 희망이 바람(望)의 배에서 나왔으니
떠남과 만남은 남(伊他)로 향하고 곧 나에게로
다시, 우리로 변해야만 공존할 수 있다는 법칙을 알려준다
잔해로 남아 있는 송림 마을에서
한량들이 활 쏘기를 했다는 얘기도 낭만적으로 들리고
개항과 함께 일본인 절들이 난립했다는 얘기도
먼 기억으로부터 끌어 올려 본다
내게 송림은 그저 송림동일 뿐이다
무엇인가로 새롭게 변화하고자 하는
인간의 또 다른 이름일 따름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가슴 한 쪽이...
싸아~하게 느껴지는 건 왜 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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