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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짓는 집들은 거의 머릿돌을 갖지 않는다
집의 뿌리를 심지 않는 것이다
집도 사람처럼 생장의 기운을 놓지 않으며 목숨이 다 할 때까지
집의 정체성을 지키려고 무던히 몸부림치고 있는 것을...
머릿돌은 집이 갖는 이력 즉 사람으로 치면 태어난 날과 같다
엔간히 규모가 큰 건물들만이 소유했던 치장과 과시를 떠나
사람이 살 집에 대해 생명을 불어 넣는 전통의식들이 일반에게는
쉽사리 접목되지 않는가보다
그만큼 우리네 살림살이가 박해져버린 탓으로 돌릴 수도 있지만
집의 개념이 재산 증식의 수단 정도로 변모해 버린 차제에
나의 생각이 사뭇 구태의 옷으로 치장되어 있는 것은 아닌지
다시 반문해 본다.
아울러 아직도 자신의 집을 소유하지 못한 절대 다수의 민초들의 심정을
헤아려 볼 때, 등 따숩고 배부른 자의 허틈일 수도 있다는 생각도 해본다
건축가 김수근은 생전에 '건축물은 빛과 자연이 빚은' 것이라 했다
이를 증명하듯이 모처를 여행할 때마다
도시의 외관과 아우라가 다르게 느껴지는 것은
김수근 선생의 건축론에 합당한 말씀이라고 여겨지는 탓이다
여하튼 우리네 삶 속에서 그냥 지나쳐버릴 수 있는 것에 대한 방점으로
정초석을 떠올리는 것은 자본주의적 시각과 신자유주의적인 생활 패턴에
젖어든 현대의 유속에서 잠시 쉬고 넘어 가자는 취지로 봐 줬음 싶다
위의 정초석들은 증측과정에서 다시 새겨 끼워 넣은 것도 있고
말 그대로 새롭게 첫 머리를 장식한 것을 찍은 것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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