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의 대화

花 開

濟 雲 堂 2001. 5. 8. 19:39
九重하고도 천리 길
당신은 멀리 있는 듯 하여도
가슴을 살짝 열어제쳤다는 소식은
오래된 아파트 낮은 담장 뜰 아래
소리 소문 없이 퍼져있다 하데요

야속하기만 하였던 겨울 추위
못내 열어 보지 못한 살림살이,
당신에게 내어 줄 마음은 먼지로 덮여져 있고
앵무새의 말처럼 우리는,
늘 보고 싶었다 말하고 살지만
어느 덧 봄은
진화의 시간 밖으로
화석처럼 굳어 가고 있었다 하데요

오랜만에...
술을 마시고 돌아온 날

가슴이 축축해집니다
눈꺼풀은 무거워 지고요
낡아빠진 삭풍에 어이없이 넘어지던
지난 밤의 뜰 앞에는
겨우내 쌓아 놓은 소문의 껍질들이 와르르,
무너지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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