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의 대화

청관에서 2

濟 雲 堂 2001. 5. 8. 19:39
패루 설립에 부쳐

배가 고프다
뱃속이 빈 것 같애
배가 아픈 건 아닌지

채움과 비움의
모든 속내를 포괄하는
저 비좁은 꽃 병

주름져 낡아 보이는
허름한 중국인 마을에서
일년 내내 고목처럼 붙어서
검은 비니루 한 봉지에 천 원씩 파는 순대 장수가,
빨강 떡볶이가 수상쩍다

연일 황사에 걸러지는
누릿한 햇살은 기어이 황해를 게워내지만
공복으로 아파 해야하는 도시여
마침내 검붉은 속내를 틔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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