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들은 나를 보고
오래된 고목 같다고 한다
속이 패이고 비틀어진
나무라 했다
언젠가,
새우깡 부스러기를 던져주면
쏜살처럼 달려와
선미에 매달려 부표처럼 떠 있곤 하던
월미도 갈매기 떼를
서럽게 바라본적이 있다.
영종도 가는 뱃길에서
멀어질수록 한 눈에 들어오는 항구처럼
가까이 있던 사람들이 멀게 느껴지거나
한 동안 보이지 않던 친구들이
서럽게 떠오른 적이 있다
지금은
알 수 없는 수심을 따라
무심으로 흘러가는 배이거니,
단맛에 익숙해져 있는
살찐 갈매기이거니,
그렇게 천년쯤은
용궁사 느티나무처럼
바다 한 가운데로
나를 뿌리내리고 싶을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