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진개 떡방

결혼한 딸에게

濟 雲 堂 2016. 4. 21. 20:51



冬柏은

동백으로 떨어진다. 딸아

 

생강나무 꽃잎도 개나리처럼

진달래마냥 스러져버릴 때

우리 그 때를,

完實한 봄이라 부르자.

 

지아비 둥지를 찾아

노랑지빠귀 울음을 멈추던

어느 봄 밤,

월미산 등성으로

느릿느릿 기울던 달빛이

잠시, 남창 밖에서 흔들렸었다.

 

벚꽃도

배꽃도

검붉은 목련도

세상의 모든 꽃들은 나무가 되기 위하여

제 삶을 스스로 저민다는 것을...

 

신포동 거리

嚴酷한 街頭에서도

제 어미 가슴팍을 놓을 줄 모르던

無花果 같던

스물여덟. 딸아,

 

꽃을 가슴으로 틔우는 것은

언젠가

그 언젠가,

누군가에게 가슴을 도로 내주기 위하여

잠시 품어내는 일

 

거기,

한 무더기 찔레꽃일지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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