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식이 필요할 땐
무조건 꽃이 되어야 했다
향기로운 도시를 만들기 위해서는
라벤더 비스무리한 향수를
겨드랑이와 목 언저리
사타구니 할 것 없이 뒤집어 써야 했다
폼 좀 나거든
나의 소모품들이여 라고...
사랑한다고, 너 없으면 못 산다고
너를 찾았으므로
비로소 나의 존재감을 느끼게 되었다고
뱃속 울렁이는 숨을 끌어 모아
네 귓볼에 흘려 넣었지
사랑
칠판에 또박또박 써 내려가며
수학공식처럼, 때로는 철학의 테제를 풀어 내듯이
장황한 설명 끝에 내 욕망의 문턱을
기어이 넘어 오게 했었지
빨간 사과
혹은 다 닳아버린 분필
껍질 채 먹어치우는
아, 통째로 사라져버리는
너
그런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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