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어사는 외톨박이

숨어 사는 외톨박이들(중.코)

濟 雲 堂 2013. 6. 10. 22:43

 장식이 필요할 땐

무조건 꽃이 되어야 했다

향기로운 도시를 만들기 위해서는

라벤더 비스무리한 향수를

겨드랑이와 목 언저리

사타구니 할 것 없이 뒤집어 써야 했다

 

폼 좀 나거든

 

나의 소모품들이여 라고...

 

사랑한다고, 너 없으면 못 산다고

너를 찾았으므로

비로소 나의 존재감을 느끼게 되었다고

뱃속 울렁이는 숨을 끌어 모아

네 귓볼에 흘려 넣었지

 

사랑

칠판에 또박또박 써 내려가며

수학공식처럼, 때로는 철학의 테제를 풀어 내듯이

장황한 설명 끝에 내 욕망의 문턱을

기어이 넘어 오게 했었지

 

빨간 사과

혹은 다 닳아버린 분필

껍질 채 먹어치우는

아, 통째로 사라져버리는

 

그런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