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 남은 자가 역사를 기록한다
그러나 살아 있어도
눈을 뜨고 있어도
보지 않으면
기록할 수 없는 존재에 대해서
미안함을 갖을 무렵
손톱보다도 더 작은
존재감을 발견한다
고개를 숙여야
어깨에 짊어진 허영과 욕망을
내려 놓고서야
비로소 눈에 보이는
이 작은 꽃들
좀 더 작아져야 한다는 것을
깨닫는다
향기도
크기도
어느 것 하나 주목 받지 못하고
그럴 듯한 이름으로
불려지지 못하고
삶을 마감했을 지도 모른다
그동안
잘 살아야 된다
잘 먹어야 된다
잘 입어야 된다
다시 말해서
익명의 너를 짓눌러야만이 가능했던
바람에 대해
고개 뻣뻣하게 쳐들고 살았던 오만에 대해
머리를 숙이게 만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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