閑談

晩秋

濟 雲 堂 2010. 11. 27. 21:13

 晩秋

유심히 보니

이미 가을은

돌아올 수 없는 다리 저 편으로

허물을 벗어던져 버리고 있었다

 

바짝 마른 수건 하나

문고리에 걸려 있는 골방에서

가슴 적시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앙상한 나뭇잎처럼 매달려 있었다 

 

 

 황망하기 이를 데 없는

새벽 비가

발걸음을 따라

추적추적 쫓아오고 있다

 

따 먹을 수는 없어도

누군가의 가슴팍에 모두 다 안겨 줄 수는 없어도

마른 손 끝에 가녀리게 매달린

이 풍요로움이

느닷없이 서글퍼지는

만추

 

세월이 흐른다는 것

아니, 구체적인 너무도 구체적인 나잇살이

쭈굴대는 등걸처럼

오그라들어버리고 마는

새벽 산책 길

 

모든 시간은

앙상한 가슴을 남기는 것 이외에

결코 되돌릴 수 없는 시간을 한 줌 씩 껴 안고

어디론가 떠난다는 것을

불현듯 터득해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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