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진개 떡방

가래떡을 뽑다가

濟 雲 堂 2010. 2. 4. 00:46

푹 찐 메떡을

길다랗게 늘여뜨린 채

물에 한번 담갔다 꺼내고는

모판 같은 나무 판때기에 가지런히

32년 간을 쌓으셨다. 어머니는

 

우풍 드센 일본식 목조 건물에서

쌀 씻는 일은 나락 같은 느낌이었을

설대목

내가 태어나기 이전의 방앗간에 대해서

아무렇지 않은 듯 말씀하셨지만,

 

아버지 돌아가신 후

최신 제병기랍시고 이십 년동안 가래떡을 뽑고 보니

찬 물에 맨손 담그는 것만큼

지독한 일은 없었다.

 

45cm x 30 가락은 생 쌀 5Kg,

1350cm x 생 쌀 80Kg는 108000cm

1080m x 362일은 390960m

390Km x 7240일은 2,823,600Km

이를 40,320Km로 나눠 보니,

지구 일흔 바퀴 넘게 휘어 감은

내 이력의 길이

 

어느덧 주름의 골

깊은, 땀 송글송글 맺히는

다시 설대목에

나락지옥의 틈을 잇는 그물코를

누군가 유심히 바라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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