푹 찐 메떡을
길다랗게 늘여뜨린 채
물에 한번 담갔다 꺼내고는
모판 같은 나무 판때기에 가지런히
32년 간을 쌓으셨다. 어머니는
우풍 드센 일본식 목조 건물에서
쌀 씻는 일은 나락 같은 느낌이었을
설대목
내가 태어나기 이전의 방앗간에 대해서
아무렇지 않은 듯 말씀하셨지만,
아버지 돌아가신 후
최신 제병기랍시고 이십 년동안 가래떡을 뽑고 보니
찬 물에 맨손 담그는 것만큼
지독한 일은 없었다.
45cm x 30 가락은 생 쌀 5Kg,
1350cm x 생 쌀 80Kg는 108000cm
1080m x 362일은 390960m
390Km x 7240일은 2,823,600Km
이를 40,320Km로 나눠 보니,
지구 일흔 바퀴 넘게 휘어 감은
내 이력의 길이
어느덧 주름의 골
깊은, 땀 송글송글 맺히는
다시 설대목에
나락지옥의 틈을 잇는 그물코를
누군가 유심히 바라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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