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의 대화

濟 雲 堂 2009. 6. 13. 23:16

 

41825

 

무자비하게 일상을 먹어대던

길은

새벽이 되어서야 겨우

제 모든 속을 깨끗이 비워냈다

 

길은

두 발바닥을 디디거나

신을 끌 듯

불량스럽게 다닐 수 없는

새로운 도덕률을 적용했으므로

위반했을 시엔 가차없이

공격을 서슴지 않았다

 

길에서 도덕이란

이면지의 이면지가 되는 것

그리고 다시,

볼 수 없을 지경의

이면지가 되도록 재활용 하는 것쯤이라는 것이

사실화 되었다

 

바퀴를 달면

율법이 되고

법 앞에 평등해지고

위신이 서고

삶의 목적이 되었다

 

그러나

길이라고 모두

길이 되는 것은 아니다

21세기를 맹신해 왔던

저 길도

휴식을 취하지 않는가

 

새벽

아무 것도 굴러다니지 않는

저 길을 보라

비록

잠시 일 지언정

참으로 따뜻하지 않은가

 

바쁘게 살아가는 우리에게

저런 배후가 있음을

잠시 목도한다

 

그래서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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