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 밖의 법이
진법이란 이름으로 질주하고 있는 요즘
이어령비어령
비어령이어령
耳於鈴鼻於鈴
똥 딱기 똥 딱
타령 장단이 전혀 흥겹지 않다
어깨를 지긋이 누르고 있는
누군가의 바윗돌 탓이었을까
깊이 잠들 것 같으면서도
소스라치며 깨어나는 여름 밤
휑한 눈꺼풀에 무게감 좀 실어볼 요량으로
TV를 켜 놓고 보니
장면 장면이 죄다
내일의 평온을 담보할 만한 프로는 없었다
칼의 등장
폭발의 굉음
노랑 머리에 희멀건 피부색을 가진
여인의 큰 가슴
(느닷없이 '거유'란 단어가 머리 통 밖으로 튕겨 나오는 건 또 뭐?)
게다가 YTN은 왜, 밤새도록 뉴스만 하는 걸까
아아
잠의 밭고랑을 파헤치고
꿈의 고샅으로 사라져버리고 마는
불면의 열쇠 말들
용산, 쌍룡, 개성공단, 나로호, 비엔날레, 영화제, 불의의 죽음을 맞는 영혼들
신문 지상에 이니셜만 나와도 단 번에 욕지거리부터 나오는 문제아들
엷어가는 밤의 표피마저
흔들어 깨우는
친구의 취기 서린 목소리를 접으며
문득
부평의 모 술집에서 찍은 장면이
떠... 오... 른...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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