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 째 아들의 이름을 지어 주어 고맙다고
安은 예쁘게 포장된 포도주를 들고 찾아들었다
둘 째의 이름
포도주 두 병,
두 이미지가 연상적으로 자아내는
심연의 기억들이
불현듯 거품 내뿜으며 빨려 내려가는 욕조물 같이
불규칙적인 동어반복 현상처럼 보였다
꽤나 많은 아이들의 이름을 지어준 것 같다
작명을 해달라는 부탁을 받아든
순간의 기억들 속에는
거개가 모종의 떨림과 흥분 그리고
내가 이래도 되는지에 대한 약간의 갈등이 내포돼 있었다
평생 호명 받아야 할 운명을
결정 짓는 것 같아 여간 떨리는 일이 아닌 게 작명이다
평소에 어떤 이름이 부르기 좋고
듣기 좋고 어감도 좋은 지
이미 생각해 둔 터이지만
아이의 아버지와 엄마의 속 사정까지 꿰뚫어야 하는
이른바 인적 데이타 베이스 없이는
쉽게 허락하지 않는다는 것이 어느 덧 철칙이 될 정도이니
나름, 작명하는 데에 이력은 붙은 것 같다
민旻 자를 마무리 글자로 써 넣었다
어디까지나 부모의 속 바람을 채워줄 요량으로
아울러 그렇게 되길 바라는 내 마음도 따라 덧붙였다
그렇게 짓고 나니
'舌 .썰. 說' 카테고리의 다른 글
ㅋㅋ^^ㅌㅌ (0) | 2009.03.03 |
---|---|
즐거운 만남 그리고 (0) | 2009.02.15 |
입춘대희 立春待希 (0) | 2009.02.04 |
수다.秀多.수 다 2009년 1월 30일 오후 3시 (0) | 2009.01.14 |
나무 전봇대를 추억함 (0) | 2009.01.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