舌 .썰. 說

작명소회

濟 雲 堂 2009. 2. 11. 13:53

 

41789

 

 

둘 째 아들의 이름을 지어 주어 고맙다고

安은 예쁘게 포장된 포도주를 들고 찾아들었다

 

둘 째의 이름

포도주 두 병,

두 이미지가 연상적으로 자아내는

심연의 기억들이

불현듯 거품 내뿜으며 빨려 내려가는 욕조물 같이

불규칙적인 동어반복 현상처럼 보였다

 

꽤나 많은 아이들의 이름을 지어준 것 같다

작명을 해달라는 부탁을 받아든

순간의 기억들 속에는

거개가 모종의 떨림과 흥분 그리고

내가 이래도 되는지에 대한 약간의 갈등이 내포돼 있었다

 

평생 호명 받아야 할 운명을

결정 짓는 것 같아 여간 떨리는 일이 아닌 게 작명이다

평소에 어떤 이름이 부르기 좋고

듣기 좋고 어감도 좋은 지

이미 생각해 둔 터이지만

아이의 아버지와 엄마의 속 사정까지 꿰뚫어야 하는

이른바 인적 데이타 베이스 없이는

쉽게 허락하지 않는다는 것이 어느 덧 철칙이 될 정도이니

나름, 작명하는 데에 이력은 붙은 것 같다

 

민旻 자를 마무리 글자로 써 넣었다

어디까지나 부모의 속 바람을 채워줄 요량으로

아울러 그렇게 되길 바라는 내 마음도 따라 덧붙였다

그렇게 짓고 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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