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놀림이 무척 재던
신 씨 할아버지가
연거푸 세 번 쓰러지더니
오두막 같은 집마저도
폐허가 되었다
지난 해에 써 놓았을 법한
입춘대길立春大吉
수복壽福
비움이 허전했는지
아니면 세상살이가 고되었던지
얼마 안 된 벽지가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혼자만 잘 살면 무슨 재민겨'라는 제목이 붙은
전우익 선생의 책 표지 얼굴보고
그 놈 참말이지 나를 닮았네
그 놈 어쩜 내 맘과 똑 같을까 라고
연실 주억거리던
빈 방은
살 쓸어내리 듯
냉기가 돌고 있었다
도시재생 사업 공고가 나붙은
재개발지에서
봄은 아련하고
꽃 소식은 더욱
요원하였다
'舌 .썰. 說' 카테고리의 다른 글
즐거운 만남 그리고 (0) | 2009.02.15 |
---|---|
작명소회 (0) | 2009.02.11 |
수다.秀多.수 다 2009년 1월 30일 오후 3시 (0) | 2009.01.14 |
나무 전봇대를 추억함 (0) | 2009.01.05 |
허접이 명품 도시 (0) | 2008.12.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