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인천의제 21에서 주관해 펴낸 인천 안내 책자
'인천을 탐하라'가 세간에 얼굴을 디밀었다
'탐'이 探인지, 耽인지, 貪인지 언득 분간이 가질 않지만
호불호를 떠나서 한 번 눈여겨 볼만한 인천 관련 안내 책자 인 것 만큼은 확실했다.
인하대 이명운 교수의 책임하에 엮어낸 것이라서 그런지
도시 곳곳을 비교적 많이 담으려 노력했다는 점에 박수를 보내고 싶고
무엇보다도 이 책에 가치를 더해주는 것은
이 교수를 비롯해 실무 추진 참여자들의 겸양적인 태도였다.
"우리는 기본적으로 많은 것을 기록하려고 애썼지만
어디까지나 기초자료에 충실히 접근해 다음 사람들이
이를 바탕으로 더 잘 써내려갔으면 좋겠다는 심정으로... " 라는
소회를 밝힌 부분이었다.
이 교수 역시 인천에서 태어나 줄곧 경제라는 한 우물을 파내려간
뚝심 좋은 사내였기에 더 많은 것을 알면서도 공동 작업의 특성상
참가자들의 의욕과 의지 그리고 기회를 배려하는 가슴 넓은 속심을
이번에도 여지없이 드러내었다.
1995년. 지자체가 실질적인 도시 살림을 도맡아 하게 된 후로
어느 도시를 막론하고 관광 산업에 열을 올리지 않는 곳이 없게 되었다
이 시기를 기점으로 전국에는 대략 천 여개의 군소 축제들이
지역의 독특한 역사와 문화를 알리고 이를 상품화 하려는 데에 주력하게 되는데
절기적 특성, 지리적 특성, 역사문화적 특성과 현재까지의 변화 과정 등에
이르기까지 어느 것 하나 빠뜨리지 않고 자원으로 삼는데 주저하지 않는
형국에 이르게 된 걸 보면 문화의 세기라는 말을 절감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든다
굴뚝없는 산업이란 말이 그래서 나왔는지 정확히 빗대어 말 할 수는 없지만
거칠고 어렵고 힘든 생산, 제조의 과정을 거치지 않고
이룰 수 있는 벌이 구조가 관광이다
인천도 타 도시와 다를 바 없이 용을 쓰고 있음은 말할 나위가 없다
인천을 탐하라'는 아주 합리적인 구조 형식을 띄고
만들어진 책이다. 시의 재정 지원과 시민 협의체 형식인 의제 21 그리고
책을 만들어 가는 과정에서 전문가 및 준 전문가들이 애를 써 만들었기 때문이다
면면이 재미를 보탠 부분이 좀 더 확장된 것이라 보면 더 좋을 것 같다
전문 서적이 아닌 관계로 인천의 실상과 생태를 토막 기사 형식으로 뽑아낸
재치도 돋보인다
전국적으로 지방재정 자립도가 평균적으로 60%를 밑도는 상황이다보니
다들 어려운 국면에 처해 있는 것도 안쓰럽지만 이를 타개하려고 부단히 에너지를 쏟아 넣는 사람들의 모습도 매 한 가지이다
언제 기회가 주어진다면 다시 한번 거론하겠지만
이렇게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뭔가 결실이 나온다는 것은
반갑다 하지 않을 수 없다
이 명운 교수 님과 실무자들 그리고 도우미들의 땀방울이 새삼
잘 영근 포도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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