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어사는 외톨박이

숲의 기억 -홍인기-

濟 雲 堂 2008. 1. 19. 23:56

 

내게도 숲의 기억이 있다

소설가 홍인기가 기억해 내고 있는 유년기의

부스럼 투성이 같은 숲의 기억들을...

 

 

작가 홍인기는 이렇게 살아간다

아니, 이렇게 살아 왔다. 그리고 앞으로도 이렇게 살아갈 것이다. 라고

몇 줄 써버리자니, 작가에 대한 특별한 얘깃거리가 별로 없다

 

조용조용 앞 마당 비질하듯이 쓸어내리는 말투를 보면

영락없이 작가는 내성적인 성향을 가진 사람일 것이다. 그러나

조용히 쓸어내리는 비질에 마당의 표면은

감춰진 내면의 회초리들이 한 다발로 엮여 땅을 패 긁어내듯

빗살무늬처럼 쫘악 흔적을 남기는 그런 사람이기도 하다.

 

숲의 기억은 단편을 묶어 엮어낸

작가의 자전적 성장 소설이다

그 속에는 나도 존재하고 다자 또는 당신도 존재했다

친구와 함께 남의 무덤에 나란히 누워 먼 하늘을 바라보며

황홀경에 빠지는 첫 경험은 놀랍다기 보다는

오금저리듯 나의 고백록이 들춰지는 순간과 다를 바 없는 작가의 고백이다

그러나 작품집에는 딸딸이에 관한 내용보다는

서럽고 슬펐고 애오라지 애틋한 가족사를 통해서

도시와 농촌 그리고 엇비켜나간 이념적 대립의 배후와 민족사가

함축적으로 포진하고 있었다.

 

작가의 서울예대 문창과 시절과 이를 훨씬 뛰어 넘은 서른 무렵은

사회적 정의에 불타는 노동자였고

가정을 가진 쥬스배달꾼을 넘어 오십을 코 앞에둔 지금은

사회 정의를 묵묵히 실천하는 진인으로 변신하였다

진인이라해서 다 좋은 건 아니지만

작가에게는 솔직하다라는, 참 솔직하다라는 표현이 더 어울리듯

약간은 개구지기도 하고 약간은 나약해 보이는 내면을 거침없이

보여준다.

그러다가도 언제 어디서 열정을 끌어 올릴지에 대해서

몸사리지 않고 결정내리는 과감함이 유난히 돋보인다.

 

그런 그가 숲의 기억을 상재했다

그냥 숲이 아니다

자연적 태생의 숲에 혹은 리비도의 고향에 대한 기억들을

서슴지 않고 유년의 기억들 모조리 까발렸다.

단숨에 읽어 내렸다. 축하 메시지와 함께 약평을 보냈다

 

이제, 우리....그만.

그런 호칭 그만두죠!   

알았어 형! 

 

<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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