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시절에
우리나라 땅에서 지구의 중심을 향해
반대편 끝까지 삽질하게 되면
부에노스아이레스가 나온다고 했다.
휘둥근 누른 달
명백한 푸른 밤에
나의 배후를 생각한다.
그림자밟기를 하며
뛰어 놀던 신작로처럼
타마구가 깔려 있을까 거기,
나무 전봇대 밑둥치 잘려간
신포동 길에서
희뿌연 소독차 뒤꽁무니를 따라가라고
횟배앓이에 보탬 된다며 등 떠미시던
어머니, 소금 같은 말씀도
거기에 있을까
삶이 정면으로만 찾아오는 게 아니라는 걸
나, 그대처럼 알아차릴 무렵
부에노스아이레스는 알젠티나의 일개 도시였고
인천은 한국의 배꼽 같은 도시였음을 거기,
우리 삶의 배후
가을이 온다
온 세상이 다
가을이란 외투를 걸쳐 입을 것 같은데
지구 반대편 거기에선
거꾸로 산다고 한다.
휘둥근 누른 달
명백한 가을밤에
나의 배후가 노크한다.
거기 잘 있수?
ps
알젠티나에선 봄이라 합니다
일전에 선물 드린다고 했지요
우연히 동네 옥상에서 뤼댜님의 ID와 같은 이름의 꽃을 발견했습니다
jazmin 또는 말리화라 부르는 꽃입니다. 향이 특히 좋죠
나라 온 땅이 들썩입니다
신 모로, 제주 태풍 피해로, 이상기온으로, 정치 난기류로, 장기간 불 경기로요
지각변동이 일것 같습니다. 조만간...
향기나는, 좋은 시절을 바삐 모색해야 겠습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