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의 대화

틈의 부재

濟 雲 堂 2000. 11. 5. 09:24
고단한 어깨가 뿌리를 내리는 새벽.

못 다 부른 노래 "사랑해 당신을...".

널부러진 일감들이 뿜어내는 삶의 빛은 붉은 색.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모자를 벗지 못하는 어머니.

정신이 들 무렵은 "아직도 어두운 밤인가 봐!".

이상하지? 봄의 빛은 개나리, 가을의 빛은 은행잎.

오들오들거리며 버스를 기다리는 수험생들.

이틀 째 똥구멍이 막혀 불룩한 아랫배.

긴머리 휘날리면 엉키는 데도 묶지 못하는 폭주의 아침.

정다운 사람들에게 사랑한다는 말 제대로 한 번 못하고 머뭇거리는

아! 틈의 부재 번뜩거리는 새벽 한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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