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의 대화

송편

濟 雲 堂 2000. 9. 13. 00:04
어머니가 빚어 놓은
흰 송편

두리뭉실 주물러 놓은 가을이
신포동 들머리에 떠오른다

우리들 육 형제
어느 누구도 어머니의 젖무덤을 밟고
뛰어 놀지 않은 이 없어
보름은 저리도 평편한 것일까

삶의 지난함도 세월이 흐르면
둥굴 넓적한 모양으로
한가위처럼 변해가는 것은 아닌지

어머니가 빚어 놓은
흰 송편

손가락 일곱 개로도 야무져 보였는데
늘어진 젖가슴을 빨아도 달기만 하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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