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의 오랜 숙제는 행복한 삶에 도달하는 것에 있다. 행복해지기 위하여 오늘의 고단함과 고통을 견디는 것이라 말할 수 있지만, 행복할 행(幸)자의 구성 원리를 알게 되면 좀 다른 인식을 갖게 되는 것이 행(幸)이라는 문자이다. 흙 토(土)자와 양의 모습을 상징하는 양(羊)자가 조합해서 만들어진 것이 행(幸)자의 구성이다. 그러나 행복을 의미하는 문자에 흙과 양의 조합은 어딘가 그 의미를 설명함에 있어서 납득할 만한 실마리를 찾아내기 어렵다. 그래서 행(幸)자를 설명하기 전에 행자의 주요 구성요소인 양(羊)자를 풀어내는 일이 우선되어야 하는 것이다.
초기 인류 사회를 조직화 하는데 강력한 지배력을 발휘한 것은 종교집단이었다. 샤먼과 토템 등으로 불리며 초자연적 현상에 대응하는 세력의 등장은 체계와 질서를 유지해가며 인간의 지난한 상황들을 극복하기도 하였다. 반복적인 제례의식은 조직화를 더욱 공고히 했으며 정보를 축적하고 이를 체계화 하는 과정을 거쳐 전통을 남기는 결과를 낳았다.
창세기에 나타나는 카인과 아벨의 번제의식을 통하여 의식에 사용된 곡물과 짐승(羊)이 무엇인지를 확인케 하고 있다. 아울러 중국의 초기 문자 형성기에 쓰인 갑골문에도 미(美)의 형태로 보아 큰 양(羊 +大)으로 제사에 올렸음을 상징함으로서 최고의 아름다움은 곧 미(美)이고, 큰 양이었음도 밝히고 있다.
행(幸)은 다행하다, 행복하다를 의미하고 있다. 제사에 올릴 양(羊)을 확보했다는 것은 아름다운(美) 일이고 풍년을 기원하는 의미이기도해서, 연속성을 유지해야할 조직에게는 필중한 행위였을 것이다. 여기에서 도출해낼 수 있는 것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초기 문자 형성에 기여했던 집단 즉, 제사를 드려야 했던 집단은 유목과 목축을 우선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제사는 감사와 기원을 드리는 대표적 집단의식이다. 집단의식의 발달과정에서 체계가 확립되고 의미부연이 집단화 되었을 때, 그 결속력과 체제는 발전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따라서 오늘날의 고등종교는 이러한 제반 조건을 갖췄음으로 해서 비로소 인류의 곁에 가까이 자리 잡아왔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행(幸)은 감사와 기원을 위해 크고 아름다운 양(羊)을 땅(土, 모처)에 보관함으로서 불완전한 현재를 안심시킨다는 주제를 담고 있다. 그러한 행위에 대한 이해가 결국 미래를 담보하고 현재를 더욱 가치 있게 만드는 일이라는 것을 의미하는 문자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