舌 .썰. 說

기생과 생존

濟 雲 堂 2009. 4. 24. 00:02

 

 

41812

 

 

 

목이 부러진 나뭇가지에 넘어질 뻔 했다

나무는 가지가 부러졌어도

목이 부러진 거다

바람에

잎사귀가 떨어졌어도

 

 

그러니 나무는 

지상 밖으로 나온 몸뚱아리가

하나의 대가리인 셈이다

 

거칠고 메마른

동안거 어느 산방 아래

오기를 등걸마다 수 놓은

아까시 나무가

단단히 서 있다

 

나무는 뿌리를 빼 놓고

전체가 대가리라 하지 않았는가

 

 응암산 북록

양지녘은

아직 수련 중

 

모가지에 매달려

목울대를 핥고 있는

담쟁이 넝쿨의 혓바닥에

아까시 나무들이

젊은 비구승처럼

단단히

있다 

 

 

 

겨우내

홀로였을

 

모과

 

사위듯

허무가 담겨진

 

검은 비닐 봉투

 

봄 날에는

지난 흔적도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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