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의 대화

홍예문을 지나며

濟 雲 堂 2002. 4. 3. 10:54
잡초가 성글어 있는
폐허 더미에
솎아낸 듯
나팔꽃이 피었습니다.

이제 어느 누구도
더는 뿌리내리지 않고
홀씨처럼
바람을 기다리는
開港의 땅.

쓸쓸한 적막은
아침의 메아리처럼
재잘거리며 등교하는
아이들의 몫.

黃海에 일던 바람이
한꺼번에
홍예문을 넘어 가는
그런 공허,

무너진 공회당 터
깨어진 붉은 벽돌
성글어진 틈으로
나팔꽃이 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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