舌 .썰. 說

공갈빵을 아시나요?

濟 雲 堂 2007. 3. 23. 15:38

 


나무도 아닌 것이 풀도 아닌 것이

곧기는 뉘 시기며

속은 어이 비었는고?

저리도 사계에 푸르러니

그를 좋아 하노라 (竹)


고산 윤선도의 오우가(五友歌) 일부를 표절해서 말하면

공갈빵은 ^*^


빵도 아닌 것이 공갈(恐喝)에 협박도 아닌 것이

누가 사먹으라 시키지도 않았는데

어찌 이리도 맛있는고?

제 아무리 속이 빈 빵이라고 누군가 사주한다 하더라도

백년을 한결 같이 맛을 내니

제 아무리 속아서 뒤집어질망정

그를 좋아 하지 않을 수 없노라 ^ ^


인천의 차이나타운을 위시해서

국내 모처 중국인들이 살아가는 곳에서라면

한번쯤 듣거나 먹어보았음직한, 얼토당토한 먹을거리 가운데 하나가

공갈빵이다

길거리를 쏘다니며 섭렵해본 결과

인천하고도 신포동에서 만드는 공갈빵이

가장 맛있다는 결론을 내리지 않을 수 없다.


박피에 적당량의 단맛이 속을 두르고 있는데

여느 제과점이나 중국인 마을에서

만들어내는 그 것과는 분명히 격이 다른 것이었다


주인 양반의 사십 여년 갈고 닦은 솜씨는

명인의 반열에 올려놔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참 한결 같은 맛을 내는 게 그저 존경스러울 뿐이다


오븐처럼 생긴 둥그런 화덕에 얇게 다진 반죽을 넣어

꺼내고 뒤집고를 수차례 거듭한 끝에 완성되는

공갈빵이 아니런가?

쇳덩이가 단련되어 무쇠가 되듯이

불덩이 속에서 익어가는

뼈아팠던 시대의 눈물이 아니겠는가? 수정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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