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의 대화

율목동 25번지

濟 雲 堂 2002. 8. 31. 16:56
율목동 25번지골목길 전봇대 앞에는어느 틈인지허섭쓰레기들로 채워지고 있었다초록 빛 안광을 발산하던길 잃은 고양이가쓰레기 봉투에 매달린 채구멍을 군데군데 내고 있다연필심에 침을 발라 가며갱지로 된 원고지에동심을 꾹꾹 써 내려가면,부러지거나 가끔은구멍이 숭숭 뚫리고썼다가 지워버리면 다시 깜깜한 대낮처럼생고무 지우개 똥만 연신 쓸어모으던코흘리개 적 글짓기 대회는왜, 생각나는 것일까?율목동 25번지골목길 전봇대 앞에는철부지 동심 같은 허섭스러움이비좁은 골목을 버겁게 채우고고양이는 반수반인처럼어둠을 게걸스럽게 긁어내리고 있다
밤의 대화 :: 이종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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