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유목(都市遊牧)

무화과

濟 雲 堂 2010. 8. 3. 23:58

 

 

알게 모르게 몸에서

냄새가 난다고

누군가 넌지시 일러준다. 그런 생각

문득문득 떠올릴 때마다

목 언저리와 겨드랑이 춤을 끌어 올려

코에 갖다대는 일이

습관처럼 돼버렸다.

 

습기에 젖은 벽돌담 길을 걸었다

죽을 때 누워서 죽지 못하는 무화과

잎새는 담벼락에 기댄 채

힘겹게 손을 흔들어보지만

지나다니는 사람조차 없는 길이 되고부터

골목은 외로움이

습관처럼 배이고 있었다

 

오래된 길

살 집을 끔찍하게 여겼던 사람들이

살 집을 헌신짝처럼 버리고 떠나버린

골목을 걷고 있다

어디선가 발자국 소리가 들리고 있다

동병상련의 냄새가 스멀스멀

습관처럼 펴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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