閑談

멀고 먼 길

濟 雲 堂 2008. 5. 28.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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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고도 먼 길.

길은 길인데, 다만 멀 따름이다

번번이 느끼는 거지만

아마도 평생의 화두로 삼을 지도 모를 일이지만

길에서 길(道)을 찾기란

소설가 천승세의 말씀처럼, '꿈 길 밖에 길이 없다'로 생각될 때가 많다

그래도 길은 길이기 때문에 꿈마저 놓칠 수는 없지 않은가

 

며칠 전에 벌어질 뻔 했던 사고를 곰곰히 생각해 보다가

그 원인을 생각해 보니

내게 벌어질 뻔 했던 사고는 예정돼 있었던 것이라는

단서를 포착하게 된다

 

사람의 문제였다

버스가 칼라 투스콘으로 치장한 버스 전용도로

다닌다할지라도

버스가 오는 걸 보고 승차할 사람이 도로 안으로 몸을 디민다면

버스도 제 아무리 정도를 가려 해도 갈 수가 없다는 것

빡빡한 버스 운행 시간에 쫓기다보니

길 한 복판에 사람들을 내려놓을 수밖에 없다는

위험스런 기사 분의 항변 등이 그 대세이다

 

부수적으로 버스 전용 정차 도로에 주차한 일반 차량들의

무개념한 정차 방식도 문제점으로 발견되지만

결론적으로 사람들 스스로가 길에 대한 적법한 사용을 안(못) 하고 있다는 게

더 큰 문제일 성싶다.

우스꽝스럽게 민주 시민 내지는 문화 시민 운운한다는 것이

내 자신이 떳떳한 편이 아니기 때문에

방점을 찍지 못하지만

길에 대한 개념을 명백히 할 필요는 있다고 본다

 

어디를 가나 요즘처럼 불안 심리가 만연한 곳이 없는 곳이 없다

생명에 대한 경외는 있어도 자신을 떠나서는 모두가 부정되는

사고방식은 있어서는 안 될 것 같다

눈여겨 보니 버스를 타고 버스를 운행하는 사람들

모두가 외줄을 타는 모습이다

 

가까운 이웃 나라의 버스문화가 얄궂게 이뻐보인다

버스로 인한 교통사고를 대비해 보니

100분의 1이다

모자랄 것고 나무랄 것도 없이

그저 안쓰러운 자화상이다

 

멀고 먼 길

다시 보고 보아도

길을 사용하는 길이 적합치 않다

먼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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