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發靷 전 날 밤

濟 雲 堂 2008. 12. 27. 00:47

새벽에  눈이 내린다는 것을

아무도 예견하지 못했다

 

내가 겪어야 할 세상 일 대부분은

새벽부터 조금씩 쌓여 비로소

몸집을 불려가는 것을

 

그때마다 난

선잠이 들었거나

비몽의 외투를 너무 많이 껴 입어서 인지

 

새벽에 눈이 내린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몸을 뒤척이곤 했다

 

문득

호주머니에 넣어 둔

호두 알 두 개

 

아버지는 스륵스륵

겨울바람 비슷한 소리를

호주머니에 넣고 다니셨지

 

강설 전야처럼

스르르 스르르 

바람이 불고 있다

 

내일 새벽에는 눈이 내릴 것 같다

돌아가신 아버지의 긴 발자국이

대빗자루로 쓸리기 전에

형님들 신발을 올려놔야 겠다

 

 

세번 째 켤레

네번 째 켤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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