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진 作
시비의 최고선은?
이런 생각이 갈등의 우물에서 길어 올려진다
목마름의 수혜자는 갈증을 겪고 있는 나다
갈증을 해소하기 위한 물은 두레박의 일부일 터이지만
두레박 몸통의 전부가 물로 채워지고 갈증이 비로서 해소될 때
나머지 물은 갈등이 된다
잉여가 차지하고 있는 부피와 무게는
이미 충족된 나를 떠나 있으므로 다시 잉여의 고리에 얼키게 된다
도로 우물에 부을까 말까
빗줄기가 쇠심줄이다
도무지 끊어질 요량이 없다
구름은 어떻고?
너부죽이 깔아 놓은 회색의 물풍선
무슨 심통난 철부지처럼 언제든
건드리기만 하면 구멍을 열어 젖힐 기세다
한 때 유행했던 개그맨, 아니 코미디언의 말 중에
"바쁘다 바뻐~!"가 유행했던 적이 있었다
한가롭게 매미 울어대고
손 닿지 않을 허공엔 잠자리 때가 눈 길을 간즐고
빗물을 흠씬 마셔버린 풀들이
긴 대궁에 알알이 걸어 놓은 물방울이 여유로운데
세련된 도시민의 탈을 뒤집어 쓴 익명의 누군가는 여전히
"바쁘다 바뻐~!"
요즘 머릿속을 떠다니는 열쇳말들을 나열해 보면,
공공 도서관 민영화, 지붕 비 샘, 기름 값, 개발이냐 보전이냐, 예촌조성, 축구
근대건축, 배다리, 꼭TV, 인천장정, 친구들 사업, 시집, 보고서 작성
정명훈 정명근의 인천아트센터, 작가회의 이, 홍, 김창수, 문화재단, 뜀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