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애국가가 끝나자점박이 빛들은동해물과 백두산을 먹어치우더니펄럭이는 태극기마저 먹어치우고 만다길이 보존하세...라는비장한 말을 남긴 채 말이지자명종 시계 두 개를나란히 다섯 시에 맞추고이부자리에 눕는다머리가 네모질 때까지새벽 두 시는,네모난 베개를 향하여어둠으로 짓누르지만태극기의 휘날리는 잔영이 내내 가시지 않는다다섯 시가 되기 위하여초침은 말발굽 소리를 내며머리 밭을 휘젓고티브이, 형광등, 거울, 바다가 보이는 창...사금파리처럼 깨어진 빛들을조각조각 주워 모으고 있는 것이다불면의 밤완벽한 어두움은 없었다어두울 수록에 빛은 더욱 빛나고잠은 흩어진 빛을 깁는 데에 연연할 것이므로,태극기가 바람에...똑똑히 보인다.밤의 대화 :: 이종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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