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의 대화

별, 또는 그리운 사막

濟 雲 堂 2000. 9. 6. 08:49



'빌다'가 '비비다'에서,
'비벼내다' 또는 '벼르다'가 '별'이 되는 것을,
아직도 믿고 사는 것에 대해 진정으로 다행스럽게 생각하는 것은
우리들 삶의 천공에 무수히 떠 있는 별이
마르지 않은 빛의 샘물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사람의 숲에서 비록 미미하게 솟아나는 샘일지언정
목마른 여정의 길에서 해갈의 기쁨을 공유한다는 것은 진실로 다행한 일이다.

살아갈수록 빌 것은 많아지고...

별 초롱 빛나는 밤에, 바람은 잦은 근심을 자꾸만 물리고
익명의 섬으로부터 떠 밀려온 별의 소식을 듣는다.
익명의 섬! 절해고도
이상의 바다에 떠 있는 섬처럼 우리는,
짙푸른 가슴의 생채기가 응어리져 하늘을 수놓듯이 점점이 박혀 있는 것을
그저 별이라고만 생각했었다.
제 가슴이 빛나는 줄도 모르고 먼데 별 만을 그리워하는
하마, 그 것은 잊혀진 전설을 기억해 내려는 현실의 목마름일지도 모른다

누추하지만 헐거운 삶의 빨래감처럼 널어놓을 수도 있다고 했다. 그대
사막의 도열에서 잠시 빠져나와 한 그루의 대추야자 그늘에 누워
별이 슬쩍 떠 넘겨주는 이슬 몇 모금에
모래 투성이의 마른 입술 축이는 여행지에서, 그대
함께 공유하는 별 떨기의 고마움으로 왼 쪽 가슴을 어루만지고 싶다

우리들 기억의 저편에 날 것으로 싱싱하게 꿈틀거리는
별이, 이 쪽 별을 보고 뭐라고 한다

시간이 흐를 수록 허섭 같은 삶의 조각들은 늘어나기만 하는데
버림으로 해서, 채움으로 해서 탈도 많고 일도 많은
사람의 바다 또는 사막에서, 그대
그리고 나
나는 너에게, 너는 다시 나에게로
마르지 않는 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