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진개 떡방

겨울나기

濟 雲 堂 2014. 2. 12. 16:02

겨울나기

 

귓바퀴에 동상 걸린 후로

찬바람이 불면

귀를 어루만지는 습관이 생겼다.

돌돌 싸맨 목도리를 비집고

죽은 자리 귀신놀이처럼

해거리 없이 올해도

동통은 찾아들었다.

 

「기차는 8시에 떠나네.」

마음이 한 없이 울적해지고

그렁그렁 쏟아질 것 같은 눈물

사랑해서 마음이 더 아프고

존재가 부재보다 못하는

휑한 가슴을,

노래가 끝날 때까지

내려놓지 않았다. 아내는

 

살면서 상처 없는 사람이

어디 있겠냐마는

발자국 들리지 않아도 살갗이 오그라들고

두런두런 문 밖 인기척에 화색을 피우는

아아,

유습의 동통을 홀로 쓸어내리는

겨울과의 긴 동행에서

우리는,

누군가의 상처로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