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어 있는 집

터진개떡방 3

濟 雲 堂 2013. 8. 25. 22:06

 

50년 넘게 감춰져 있던 속내가 극명하게 드러났다

더 이상 감출 것도 가릴 것도 없는

떡방이 홀랑 까발려지는 순간이었다

나름대로 청결이란 방식을 채택해 떡을 만들어 댔던 공간 치고는

어둡다. 지저분하다. 뭐, 이런 게

확, 다 드러났다

 

철거팀이 들어와 바닥을 깨고

엔간하게 벽과 천정에 의지해 붙어 있던

일체의 것들을 끄집어내고 벌집 쑤시듯 홀랑 들쑤셔 뜯어냈다

참으로 장비와 공구들의 힘이 얼마나 대단한지를 절감한 하루였다

그런데, 죄다 메이드 인 재팬 또는 메이드 인 게르만이다 헐~ 

좀 전에 부수고 뜯어낸 공간이 어찌 변할 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게 딱지 만한 공간일 지언정 흩어지고 조각난 자리를 쓸고 줍는

아들과 마누라

제대한지 겨우 며칠 밖에 안 된 놈을 꼬드겨

부려먹는다고 툴툴대지만

그래도 사내는 집안 일도 잘 해야 한다며

할 땐 확실히 하자고

 

작업팀은 조직적으로 잘 꾸려져 나갔다

아들과 내가 짐들과 도구를 밖으로 내 놓으면 철거 팀이 투입됐고

철거 팀이 돌아가면 곧바로 수도와 배관과 타일 전반작업 팀이 요렇게

만들어 놓으면 곧이어 타일 팀이 달려들었다

정말 일사천리로 움직인다

총괄 기획은 작가 김홍희 씨가 맡아서 했는데

사용자의 편의와 기획자의 미감을 동원해 즉석에서 회의가 이루어졌고

즉석에서 실행해 옮겨졌다

타일 작업은 버텀 라인 허정선 씨의 오빠인 허훈 팀이 투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