濟 雲 堂 2010. 8. 20. 00:27

 

 

5째 형의 큰 아들이 왔다

초등학교 2학년 때 미국에 갔으니

15년 만의 방문이었다

 

비교적 유창한 말로 소통에 무리는 없었다

간간이 어려운 단어에 고개를 갸웃거리는 것 외에

큰 지장은 없었지만, 삐죽삐죽 튀어나오는

빠다(버터) 머금은 발음이 

미국에 살고 있지? 라는 확인을 도모케 했다

 

어릴 적 이후 봤으니

성장과정이나 어떻게 변했는지

궁금할 법도 한데

전혀 그런 의아는 없고

단박에 서로를 알아 보는 게 그저 신기할 따름이었다

 

지난 번, 버지니아 공대 총기 사고 당시에

자신도 옆 건물에서 공부하고 있었다는 얘기를 시작으로

미국 얘기를 끄집어 내는데

영락없이 5째 형의 말버릇을 그대로 닮아 있었다

 

구부정한 등짝

궁금하면 꼭 알아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

순하게 생긴 얼굴 등등

 

형이 전화를 한다

성태 잘 지내냐고

15년 동안 보지 못했던 형이

코 앞에 있는 듯 그 때 그 모습으로

전화를 한다

 

순식간에 간극의 좁혀짐을 느낀다

바쁘게 살아가고 있는 형의 일상 탓에

무심히 지나쳤음을 반성한다고 했다

우리 서로 그러지 않았냐고 반성했다

 

성태가 왔음으로 해서

이제껏 멀게 만 느끼고 살았던 간극

순식간에 밀착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