閑談
버즘나무 엉덩이
濟 雲 堂
2009. 6. 25. 15:49
거리로 뛰쳐나온 날씨는
괴성을 지르고
따끔한 빛으로 사람들을
인정사정없이
찔러대고 있었다
피안이 될 만한 은행과 우체국은
이미 만원이었다
어찔거리는 뇌수가
멀미를 피해 쉴 만한 곳을 찾던 중
잎사귀 무성한
플라타나스 나무 아래로
머리를 디밀어 본다
거친 피부
착한 체온이
무심코 느껴지는 가운데
불현듯
만져서는 안 될 곳을 만진 사내처럼
한 걸음 뒤로 물러서고 말았다
날씨가 요변을 떠느니
아지랑이처럼 펴 오르는 자동차 매연 속에서
초등학생 시절
고무줄 놀이를 훼방하다가
무심결에 만져버리고 만 진희의 엉덩이가
느닷없이 느껴지던
송림동 우체국 앞
버즘나무 그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