閑談

엄마야 누나야 강변 살자구?

濟 雲 堂 2009. 3. 1. 23:51

노트북도 늙었는지

제 맘대로 잘 안 되는 모양이다

무릎 관절엔 물이 차 오르고

눈은 침침해

 

음악을 올리고

사진을 퍼 나르기도 해 보지만

<등록>란 만 눌렀다하면

에에에엥 하며 휀 돌아가는 소리만 딥다 울리다가

시나브로 먹통이 돼버리고 마는 

여섯 살 짜리 노트북

 

노트북 나이로 치면 환갑 쯤이라고들 하는데

 

오늘 새벽, 칠성상회 아주머니가

하얀 보자기에 덮여진 채

들 것에 실려 나가셨다

 

마누라보다 개를 더 사랑해

잠자리조차도 개를 옆에 끼고 자는 술꾼 형님과

서른 갓 넘은 아들

밤 늦도록 뭐 그리 바쁜지

노상 뜀박질 해대며 거리를 싸돌아다니는 딸을 놔둔 채

스스로 영면을 청해버린

칠성상회 아주머니의 마지막 모습을

오늘 보았다

 

오늘은, 알 수 없는 내일이

매 순간마다 감춰져 있다는 것을 실감한다

오늘, 다음이 <내일>이 될 지

어느 누구도 확증할 수 없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되었다

새삼

 

으갸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