閑談
불현듯 바다를 보다가
濟 雲 堂
2008. 12. 25. 01:16
늘 상 보던 바다를 떠나
깎아지른 벼랑과 기암이 넌출대는
산이 보고 싶었다
꽤 오래 전
일정一正이란 친구랑
설악을 타고 내려가 지리산에 이르는
장장 두 달 간의 산행을 갔던 적이 있다
까까머리 덕분에
제법 편한 기숙을 해 가며
방학 내내 능선을 오르락내리락 거렸던
하루도 빠짐없이 바라보던
인천 앞 바다를 등지고 드디어 하루만에
산에 들었음을 자축하고 있을 때
산이 깊어지고
뿌리를 각박하게 박은 나무들이
많아짐을 느끼기 시작할 무렵부터
나의 예상이 엇나간다는 것을 알았다
바다를 떠날 수는 없는 일이었다
세상의 수평水平이
지상의 수준水準이
거기에서 출발한다는 사실을
비로소 알았기 때문이다
가장 높은 산에 오른다는 것은
가장 멀리 있는 바다를 본다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런 바다를 내내 보고 살아왔던
내게
바다가 느닷없이 깐죽거린다
냇물아 흘러흘러 어디로 가니
강물아 흘러흘러 어디로 가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