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유목(都市遊牧)
고양이, 猫 혹은 실크로드
濟 雲 堂
2008. 5. 4. 22:48
1. 두 돌도 채 안 된 놈이
두 다리 쫘악 벌리고, 부끄러운 줄도 모른 채
잠이 들더니만...
2. 다음 날 아침녘에
몰골이 이렇게 변해 갖고 나타났다
피 멍들고 다리가 뜯긴 채 엉망으로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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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를 사랑하거나
고양이를 주제로 책을 펴 낸 작가들의 일생은 대부분이
고양이 같은 속성을 지녔거나 인간으로 눈으로 바라보는
대상적 존재로서 짐승인 고양이에 대한 편견이 있다
짐승 그 자체로 보는 것이 아니라
감성과 이성을 동시에 지닌 또 다른 무엇으로 말이다
그래서 영물이라느니
주인을 알아본다느니 말이다
나쓰메 소세끼의 소설에서
에드가 앨런 포의 시에서
젊은 시인 이장희에게서
게다가 지그문트 프로이트까지
고양이를 주제로 삼거나 고양이를 사랑한 작가들의 작품 속은
陰의 영역에서 기어서나 다닐 법한 언어들이 어지럽게 널려 있었다
어둠, 죄악, 편집증, 자살, 강박증세, 고독
유태인, 일본의 신 문화사조의 배면 또는 그 영향하에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편견의 긍정적 측면은 다르다는 것이다
다른 견해로 살아가는 이 슬픈 짐승에서
우리는 천재적인 작품들을 읽어내릴 수 있었다
고양이는 참 다루기 힘든 짐승이다
잘 따르다가도 야성이 살아날 땐 손이며 얼굴 등을 할퀴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