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목일기

주점 民

濟 雲 堂 2007. 9. 9. 22:19
 

도시유목 4

  -주점 民-


낡고 어둡고 오래된 청관 길을 걷다가

문득

낡고 어둡고 오래된

불 빛 하나


낡고 어둡고 오래된 불 빛 만큼이나

낡고 어둡고 오래된 여 주인이

불쑥 문을 열어젖히고 나올 법한

주점 民에서


중국대륙을 건너온 바람이

오래된 골목의

음부를 빨갛게 더듬고 있을 무렵


장맛비를 흠뻑 뒤집어 쓴

木神의 집

짙은 밤색 블라우스를 풀어놓은 채

담배를 태우는

그녀의 젖무덤께로

낡고 어둡고 오래된


자유가 흐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