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어 있는 집

주점 民 2

濟 雲 堂 2007. 7. 23. 02:10

 작가의 형제들이 오랜만에 주점 民에 모였다

그리고 사진 한 방 찍는다

그냥 한 방만 찍어 줬다

그냥저냥 미소짓는 누이나

무덤덤 찍히는 형의 다문 미소 모두

작가의 미소와 닮아 있는 걸 보니

형제가 맞다

분명코 맞는 형제들이다 

 

주점 民은 큰 일 낼 집 임에 분명하다

중국의 저명 작가의 그림을 제 맘대로 표절하는 걸 보면

여간 간덩이가 큰 게 아니다

주점 民에서는 표절도 작품이 된다

이렇게 똑 같이 그릴 수 있는 사람 나와 보라고 해

라며, 큰 소리 치는

결코 젊지 않는 여주인 마 여사는

누가 보든 말든

신고를 하든 안 하든

제 맘대로 그림을 벽면에 그려 넣는다

 

 

작가 김 명수의 작품이다

'단절'이란 이름을 가진 작품이다

작가의 작업장이자, 삶 터인 네덜란드에서

직접 공수한 작품이란다

제 자신의 실물 크기 '고추'를 석달 내내 그려 넣었단다

맨 마지막 사정되어 흘러 내리는

작가의 불특정 다수적인 후예들의 반란이

폭발하는 모습으로 그려진 작품이다

분명 이 것도 작품이냐

라고 말씀하실 분이 계시다면

분명 작품 맞습니다

라고 대답을 한다

작가의 성 정체성이 극명하게 드러난 작품이란 걸

너무도 잘 알기에

작품 설명에 성 정체성을 첨부하기로 한다

그런데 '단절'이라 제목한 이유가 뭐냐

물으신다면

이 말도 작가의 성 정체성 그 내면을 이야기 하는 것이라고

말씀드린다

 

그래도 모르시겠다구요?

 

 

작가가 지금은 네덜란드로 떠났기 때문에

나는 맘대로 說을 풀고 있다

그래도 되는지 사실 겁나지만 말이다

언제 혹독한 손톱이란 무기를 들이밀고 대들지 모르기 때문이다

위의 팜플릿은 작가를 소개한 네덜란드 화단의 소식지이다

 

나는 명수 형을 언제나 씨로 부른다

'단절'됐기 때문이다

네덜란드에서 교수로 있으면서 역시 '단절'된

자신의 짝을 찾아 갔기 때문이다

 

그치만

이 그림을 내 맘대로 說 풀 수 있는 데에는

이 그림을 소정의 화폐로 직접 구입했기 때문에

엄연한 권리가 있음을 고백한다

나도 '단절'을 꿈 꾸나고요?

그래서 샀냐구요?

 

 

씨익~